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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의 '딥페이크 6법', 악법도 이런 악법이 없다.

 

9일 오전 국회소통관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딥페이크 차단 6법'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딥페이크 성범죄 형량을 강화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 조치를 골자로 하는 성폭력범죄처벌법·정보통신망법·형사소송법·형법·소송촉진법·보호관찰법 일부개정법률안의 6개를 말한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해당 법안에는 지난 2020년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대응 TF팀장을 맡았던 서지현 전 검사가 법무부에 권고한 내용 대다수가 포함되었다는데, 따지고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서지현은 그간 레디컬 페미니즘적 사상에 입각하여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죽거나 성폭력을 겪는다"는 등 허위사실에 가까운 내용들을 강연장에서 내뱉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안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더욱 가관이다. 먼저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에는 디지털성범죄 비공개·위장수사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이 피해영상 채증 등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법무부 TF에서 권고한 대로 현행법상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 용어 대신 '성적 괴롭힘'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신설했다. 

 

도대체 '성적 괴롭힘'이라는 용어의 구체적인 정의는 무엇인가? 해당 용어에 따르면, 어디까지가 법에 저촉되는 범위인지 명확하지가 않아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이라는 단어도 그 범위가 불분명하여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지만, 해당 법안은 그것보다 더욱 심각하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명확성의 원칙 위배가 더욱 심각하다. 해당 법안에는 불법정보 유통금지 대상에 '성적 욕망 내지는 만족을 위한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언동을 하는 정보'가 추가되었다. '성적 언동'만으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것인데, 이 역시 어느 범위까지가 허용되고 어디까지가 아닌지 주관적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또한 형법, 소송촉진법, 보호관찰법 개정안에서는 온라인 캐릭터 및 아이디 등 디지털 데이터에서 보호관찰 대상자의 피해자 접근을 금지하는 내용도 추가했는데, 이는 과잉 입법이다. 이미 기존의 스토킹처벌법 제4조 제1항 제2에서는 '스토킹행위의 상대방에 대한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1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를 명시해두고 있다. 즉, 스토킹에 대해 전자적 방식을 이용해 부호, 문언 등을 송수신하는 것을 차단하는데, 왜 굳이 해당 법안을 발의하는 것인가?

 

국민들의 공포심에 호소하여 과잉입법을 하는 것은 그저 '떼법'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성범죄 수사는 과도할 정도로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한다. 박 의원이 발의한 딥페이크 6법은 그것을 더욱 심화시키면 더욱 심화하지, 덜하지는 않는다. 

 

피해자 진술의 힘이 너무 커지게 되면 제2의 화성시 동탄경찰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무고한 시민이 범죄자로 몰리게 되어 인격적 모독은 물론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죽음을 당할수도 있다. 물론 동탄경찰서 사건은 성범죄자로 몰렸던 시민이 현명하게 대처하여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낼 수 있었지만, 모든 시민들이 그렇게 대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진보 및 페미니스트 진영의 주장과 다르게 딥페이크 범죄의 본질은 '성범죄'가 아니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음란물을 합성했다면, 이는 인격권 내지 초상권 침해의 문제이지 성범죄나 성착취가 아니다. 그렇다면 충분히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증거 수집만 제대로 하여 고소 대상을 특정할 수 있다면 민사 소송이 가능하다. 법으로 피해자를 뒷받침할 부분은 바로 이런 측면이다.

 

또한 2022년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단체인 사단법인 오픈넷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만들어진 딥페이크를 형사처벌하는 법안을 발의했을 때, 성명을 통해 "어떤 정보가 '거짓'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국제인권기준에도 반한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리고 "명예훼손 법리가 정당한 이유는 나의 평판이 저하되는 해악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딥페이크법은 단순히 자신이 시각표현물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을 법제화 하려는 것이며 이렇게 되면 사회가 필요로하는 건전한 상호비판이 불가능해진다"고 비판했다.

 

물론 해당 성명은 최근의 딥페이크 논란과는 약간 결이 다른 감은 있으나, 근본적인 측면에서는 현재의 딥페이크 규제 주장에도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결국 형사법적으로 처벌이 필요한 것은 개인의 '자유권', '생명권' 등 기초적인 법익을 침해했을 때 해야 하는 것인데, 이것이 과도하게 이뤄지면 정부의 권한이 비대해지고, 국민들의 권리가 되려 침해당하는 셈이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박 의원을 포함해 전부 조국혁신당 의원들이다. 사실상 조국혁신당이 총선 당시에는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며 페미니즘과 거리두기를 했지만, 현재 천천히 본색을 드러내는 셈이다.

 

물론 현재 딥페이크 관련 법안을 발의한 것은 조국혁신당 뿐 아니라 민주당, 그리고 여당인 국민의힘도 포함된다. 국민의힘은 비교적 덜하지만 진보정당인 민주당, 그리고 조국혁신당은 대놓고 페미니즘 계열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텔레그램을 차단하자느니, 딥페이크 처벌 범위를 늘리자는 등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는 여성들의 공포심을 더욱 가중시켜서 남녀를 더욱 갈라치게 만드는 악법일 뿐, 딥페이크로 인해 개인의 인격권이 침해당하는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필자가 거듭 주장하지만, 수사기관은 만능이 아니고 그저 정부 산하의 기관일 뿐이다. 국민 감정에 따라 떼법들이 난무하면, 정작 처벌이 필요한 범죄자들은 수사하지 못하고, 되려 무고한 시민들만 잡혀 범죄자들이 양산될 뿐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상술한 딥페이크 6법을 주장한 것은 그 누구보다 '검수완박'에 집착하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것은 검찰의 과잉 권력을 없애자는 취지인데, 웃기다. 경찰들은 타락하지 않는 절대선이고 완벽한 기관인가? 진보진영은 페미니즘만 묻으면 누구보다 권위적으로 바뀐다. 그리고 딥페이크 6법은 그 추악한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일 뿐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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