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선거 개혁안인 ‘SAVE 아메리카 법안(Safeguard American Voter Eligibility Act)’ 처리를 두고 의회를 향해 전례 없는 수준의 ‘초토화(Scorched-Earth)’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향후 의회가 제출하는 그 어떤 법안에도 서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국정 운영 중단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시민권 증명 없으면 투표 불가”… 트럼프의 ‘선거 철권’
트럼프 대통령이 사활을 걸고 있는 ‘SAVE 아메리카 법안’은 연방 선거 투표 등록 시 미국 시민권자임을 증명하는 서류(여권, 출생증명서 등) 제출을 의무화하고, 우편 투표를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이 법안은 우리 국가의 영혼을 결정짓는 싸움”이라며 “열정적으로, 그리고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2026년 중간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AVE 법안이 통과되면 민주당은 향후 50년 동안 선거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이 법안이 공화당 승리의 보증수표가 될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존 튠 원내대표 향한 압박… “리더답게 행동하라”
기사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내 협조적이지 않은 의원들을 향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법안 처리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한 존 튠(John Thune)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향해 “그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며, 필리버스터(의사 진행 방해) 무력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안을 관철시킬 것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법안에 반대하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의원들을 겨냥해 “나는 그런 의원들에게 절대, 결코(NEVER EVER!) 내 지지(Endorsement)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차기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려는 의원들에게는 사실상 ‘정치적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강력한 경고다.
예산안 인질극 불사… 워싱턴 정가 ‘올스톱’ 위기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통과를 위해 ‘거부권’을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그는 “SAVE 법안이 내 책상 위에 올라오기 전까지 의회가 가져오는 그 어떤 법안에도 서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위험이 있는 예산안조차 선거법 개정과 연계하겠다는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척 슈머(Chuck Schumer)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법안은 ‘짐 크로우 2.0’(과거 흑인 투표권 억압법)”이라며 “트럼프가 법안 서명을 거부해 의회가 마비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그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은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당내 장악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SAVE 아메리카 법안'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변화를 넘어, 투표 문턱을 높여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
데일리인사이트 이재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