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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헌법 치켜세우는 中 관영 매체… 속내는 ‘트럼프 흔들기’와 ‘체제 선전’

중국 언론, 이례적으로 미국 헌법의 '견제와 균형' 원리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 비판
"미국 민주주의 위기" 강조하며 중국식 권위주의 체제의 우월성 홍보하는 역설적 전략
전문가들 "美 내부 분열 이용한 고도의 심리전이자 대외 선전 전술" 분석

평소 미국의 정치 체제를 ‘부패하고 비효율적’이라며 비난해온 중국 공산당 관영 매체들이 최근 이례적으로 미국 헌법의 가치를 찬양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진심 어린 존경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미국 내부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전략적 수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매체의 기막힌 변신, "美 헌법 정신 되찾아야"

현지 시각 10일 보도된 분석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타임스(Global Times)와 인민일보 등 중국의 주요 관영 매체들은 미국 헌법에 명시된 ‘권력 분립’과 ‘법치’를 언급하는 기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나 강경한 대외 정책이 미국의 건국 정신인 견제와 균형(Checks and Balances)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 매체들은 미국 내 반대파들의 목소리를 빌려 "현재의 미국은 헌법이 보장한 민주적 절차가 실종된 상태"라고 지적하며, 역설적으로 미국 헌법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혼란, 중국은 안정"… 체제 경쟁의 도구된 헌법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행보가 다목적 포석을 깐 ‘프로파간다(선전)’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 책임 연구소(Government Accountability Institute)의 피터 슈바이처(Peter Schweizer) 회장은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이 미국 헌법을 거론하는 것은 결코 자유주의적 가치를 수용해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 내부의 정치적 갈등을 부각함으로써 미국식 민주주의는 혼란스럽고 위태롭다는 인식을 전 세계에 심어주려는 의도"라며 "동시에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하는 중국식 체제가 오히려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매체들은 미국 내 시위나 법적 공방을 상세히 보도하며, 이를 미국 헌법 시스템의 ‘기능 부전’ 사례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이 스스로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통해 미국의 도덕적 우위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선 고도의 심리전

중국이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압박 정책이다. 관영 매체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나 기술 규제가 미국 헌법상 의회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국제법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 내부의 법적, 정치적 논쟁을 모니터링하며 이를 트럼프 행정부를 공격하는 논거로 재가공하고 있다"며 "미국 헌법을 일종의 ‘방패’로 삼아 미국의 대중 정책에 제동을 걸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라고 평가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이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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