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적 타격을 주장했던 전직 미 정보당국 고위 인사가, 최근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계획에 반발하며 전격 사퇴를 선언해 파장이 예상된다.
현지 시각 23일, 데일리와이어(Daily Wire) 보도에 따르면 국가대테러센터(NCTC)의 고위 보좌관이었던 조 켄트(Joe Kent)는 이날 전격적으로 사퇴 서한을 제출했다. 켄트는 사퇴의 결정적 배경으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 내 목표물에 대한 '비례적 타격'을 감행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을 꼽았다.
'미국 우선주의' 위배… "이스라엘 이익 대변하는 전쟁"
켄트는 데일리와이어가 입수한 사퇴 서한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가치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국익과 무관한, 외국 세력의 이해관계에 얽매인 전쟁으로 이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스라엘과 미국 내 일부 미디어 로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끝없는 중동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켄트는 "이스라엘은 자신의 안보를 위해 미국을 앞세우고 있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리전을 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군이었던 첫번째 아내 섀넌 켄트가 시리아 만비즈(Manbij)에서 IS의 자살 폭탄 테러로 전사한 후 켄트는 '골드 스타 허즈번드(전사자 유족 남편)' 생활을 했다. 이런 배경이 조 켄트가 '미국의 명확한 국익 없는 중동 전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보인다. 그는 아내를 잃은 후 CIA를 사임하고 정치 및 안보 분석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북한엔 강경, 이란엔 신중… 일관된 안보 철학?
이번 켄트의 사퇴는 그가 과거 북한에 대해 보였던 강경한 태도와 대조를 이루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20년 팟캐스트에서 북한의 핵 기술 개발을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이고 실존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북한의 핵시설을 완전히 분쇄(crush)했어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켄트는 이란의 경우, "미국에 대한 즉각적이고 명백한 위협(Imminent Threat)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이번 갈등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되었지만,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은 '필요 이상의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으며, 이는 트럼프가 경계해 온 '끝없는 전쟁(Never-ending Wars)'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화당 내 '외교 노선 갈등' 심화… 트럼프의 선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워싱턴주 하원의원 후보로도 출마했던 켄트의 이번 사퇴는, 미 공화당 내부에서 대외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중동 주둔 미군 철수와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동시에 추진해 왔으나, 두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참모진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켄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그들의 지지 세력에 조종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어 그의 행보가 향후 미 대선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인사이트 이재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