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미국 비관리·생산직(블루칼라)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이 196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닉슨 대통령 이후 약 6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 온 ‘미국 우선’ 성장 정책의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는 17일(현지 시각) 발표한 자료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5개월 동안 블루칼라 실질 임금이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트럼프 1기 당시 같은 기간 기록인 1.3%를 넘어선 것이며,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가파른 상승세로 평가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는 미국 대통령 가운데 누구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라며 “트럼프의 친기업·친노동 정책이 실질 임금 증가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실질 소득 증가’라는 확실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 지표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해, 4월 수치인 2.3%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베센트 장관은 이에 대해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밝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CPI 수치를 인용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Great Numbers!”라는 표현을 쓰며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임금 상승세를 가속화하기 위한 ‘One Big, Beautiful Bill(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가구당 연간 1만1,600달러의 임금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베센트 장관은 “이 법안이 무산될 경우, 중산층의 세금이 수천 달러 가량 증가하고 기업들이 철수하는 등, 실업률이 상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의회와의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저물가와 임금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희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관련 법안의 향방, 연준의 금리 정책, 글로벌 경제 흐름 등이 맞물리며 향후 성과의 지속 여부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전망도 있다.
데일리인사이트 서대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