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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과 이언주의 토크쇼를 들으며 거슬렸던 세 가지 말말말!

지난 4일 오후 3시, 경성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언주 전 국회의원의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토크콘서트가 개최되었다.

 

이날 필자도 토크콘서트에 방청객으로서 참석했으나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이야기한 모든 내용이 철저하게 오만과 자기합리화 투성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콘서트 시작 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면박을 주고 회동을 거부한 것을 실시간으로 봤을 때는 '이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본 칼럼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콘서트 중에 이야기한 내용을 세 가지 꼽아 비판해보려고 한다. 이는 사실관계가 다른 것을 바로잡고, 이준석 전 대표가 올바른 '보수'를 꿈꾼다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지적하기 위함이다. 

 

1. 보수가 너무 신중하다보니 변화 자체를 거부한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보수에 대해 '신중하게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너무 신중하다보니 변화를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보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고 보수진영을 비판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는 "이제는 혁신이라는 말을 통해 고쳐쓸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 엎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인요한 위원장에게 이야기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왜 보수가 '신중함'을 유지하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보수가 걸어가야 하는 길, 즉 '보수주의'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사실은 인간은 결함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의 합리적인 추론보다는 그간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지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보수주의는 '제한된 정부', '자유 시장' 등을 지지하며, '중앙집권화', '획일화', 그리고 동시에 '무정부상태'를 경계한다.

 

또한 보수라고 변화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새로운 것'이 무조건 이전보다 상황을 좋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더욱 신중한 스탠스를 취할 수 밖에 없고 비교적 답답해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준석 전 대표가 도입했던 '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역시 무조건 좋기만 한 제도는 아니다. '줄세우기 정치'와 같은 구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사지선다 방식이 고령층에게는 생소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보수가 가져야 하는 태도는 '겸손함'이다. 자신이 무조건 옳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물론 이는 현재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준석 전 대표'도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만일 보수의 어젠다를 새로 세우고, 보수를 부흥시키고 싶다면 이러한 보수의 정신부터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2. 유승민은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 한마디에 7년째 배신자 낙인이 찍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에서 '신당창당'을 언급하면서 "당 내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것이 바로 '유승민 전 국회의원'의 사례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 한마디 했다고 낙인찍어서 7년째 괴롭히고 있다"며 "주류에 반대되는 생각을 이야기했다고 탄압하는 것은 없어져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말대로라면, 대통령에게 소신발언 한번 한 것이 배신자 낙인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이준석 대표는 왜 유승민 전 의원이 '배신자 낙인'을 지우지 못했는지를 보아야 한다.

 

유승민 의원은 이전부터 '중부담-중복지' 경제 모델을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그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들을 지원해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에 따르면 사회적 경제조직은 이윤 축적보다 사회적 가치추구를 우선해야 하며, 정부가 이에 재정적 지원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자칫하면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해치고 정부혈세만 낭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사회주의 경제와 다를바 없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승민 전 의원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칼퇴근법', '최저임금 1만원' 등을 공약으로 삼는 등 상당히 좌경화된 경제성향을 보여주었다. 최근에도 '오염수 괴담' 등의 좌파담론에 편승하면서 보수라고는 볼 수 없는 모습을 상당히 보여주었다. 결국 계속되는 '좌클릭' 행보 때문에 기존 보수 지지층들 사이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을 더욱 의심에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만일 이준석 전 대표가 보수주의의 경제관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가 있었더라면 보수 지지층의 유승민에 대한 반감을 일정부분 인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준석 전 대표는 그 대신 마치 보수 지지층이 배타적이고 고집스럽다는 인식만 청중들에게 심어주었다.

 

3.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를 외면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을 외면했다?

마지막으로 이준석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1주기 집회 불참'을 두고 "어떻게 사람이 152명이 넘게 죽었는데 여기에 함께 아파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와 같이 언급한 것이 박근혜 정권 당시 세월호 해상사고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2박3일이든 며칠이든 유가족들과 함께 아픔을 나눴다면 과연 이들이 정부와 반대되는 행동을 했을까"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을 외면한 적이 없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사람들의 인식과 다르게, 직접 사고현장을 방문한 뒤 현장을 점검하고 구조작업을 독려했다. 아울러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직접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을 위로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제2의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히려 담화 당시 흘렸던 박 전 대통령의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고 폄하하던 것은 좌파 진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작년 10월 31일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헌화를 한 바 있으며,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해 그 기간동안 매일같이 조문했다. 또한 대통령실은 참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사항과 이동경로를 분단위로 상세하게 공개했다. 그랬던 윤 대통령이 지난 2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1주기 시민추모대회' 대신 기도회를 택한 것은 해당 행사가 유가족협의회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주최하는 정치집회의 성격이 강해서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일 이준석 전 대표 말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추모식에 방문했으면 어땠을까?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추모식에 방문했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행사의 주인공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으나, 이는 이뤄지지 않을 허상에 가깝다. 해당 추모식에는 대통령 대신 인요한 위원장이 방문했지만 행사 참여자들은 그에게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며 야유를 퍼부었다. 또한 작년에는 윤 대통령이 보낸 근조화환을 유가족이 부숴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대응에는 아쉬운 부분이 여러부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죽은 사건을 가지고 감성을 팔아선 안 된다. 이준석 대표가 직접 이야기했듯이,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렇게나 의지했던' 문재인 정권 때는 아무런 진실도 인양되지 않았다. 그것은 '해상사고'라는 명쾌한 사실을 묻어둔 채 정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해당 발언으로 '감성의 정치'를 시전한 것은 이태원 참사로 하여금 또다른 '정쟁'으로 만드는 것이다.

 

4. 결론

정리하자면, 토크쇼에서 보여준 이준석 전 대표의 문제는 자신만이 정의롭다고 여기는 '오만한 태도'와 그로부터 나온 '사실관계 왜곡선동'이다. 결국 이준석 전 대표가 '겸손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보수진영이 지향해야 할 가치, '보수주의'는 감사의 철학이자 겸손의 미덕이다. 인간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인생의 선배들이 쌓아온 경험과 가치를 존중할 줄 아는 것이 바로 보수가 가져야 하는 태도이다.

 

슬프게도 그 동안 이준석 전 대표가 보여준 태도는 보수가 지향해야 방향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듯 하다. 지난 3일 이준석 전 대표는, 김근식 송파 병 당협위원장이 MBN 뉴스와이드에서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해, '보수를 걱정하는 뻐꾸기'라며 조롱했다. 또한 그동안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인터넷 밈을 올려 여타 정치인을 조롱해왔다. '과연 이것이 이준석 전 대표가 추구해왔던 보수 정치인가' 하며 회의감까지 들 정도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인요한 위원장에게 영어로 "강서구 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냐"고 물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역으로 물어보고 싶다.

What did you learn from your political career? I think you should learn how to be humble first. Because that's the attitude which we, 'Conservatives' should have. That's for certain. 

(당신은 정치 경력으로부터 뭘 배웠는가? 일단 당신은 겸손하게 행동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보수'가 지향해야 할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건 확실하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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