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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비(非)개입주의' 공화당 의원들 트럼프 비판... 당내 갈등 고조

공화당 의원들의 美우선주의는 전쟁 '비(非)개입주의'
공화당 내 외교노선 갈등

 

켄터키주 공화당 하원의원 토머스 메시(Thomas Massie)가 6월 23일(미국 동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MAGA 진영에서 밀어내려는 행보에 정면으로 반발하며, 당내 분열이 본격화되고 있다.

 

메시 의원과 트럼프의 갈등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미국이 개입한 사건에 대한 것이다. 메시 의원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습을 비판하고, 민주당 하원의원 로 칸나(Ro Khanna)와 공동으로 전쟁권한결의안(War Powers Resolution)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전쟁에 지쳤다(We are exhausted)”며 비(非)개입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매시 의원은 MAGА가 원하지 않고, 무능하고 약한 사람”이라며 “질 낮은 ‘관종’(grandstander)”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고, MAGA 지지자들에게 그를 퇴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매시 의원은 소셜네트워크 X(옛 트위터)에 “대통령이 오늘 나에게 선포한 전쟁(war)을 의회 법이 필요할 정도”라며 풍자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신보수주의(neocon) 세력에 이끌려 또 하나의 전쟁에 휘말렸다”며, 본인이 대표하는 美 우선주의(America First) 세력의 입장을 강조했다. 실제로 바이든 정권 당시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전쟁지원을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미국인의 세금으로 타국의 전쟁에 돈을 쓸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매시 의원은 CBS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이제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는 비개입주의자”라며, “그가 예전 캠페인에서 약속했던 체제 복귀를 원한다면, 이번 행동은 어긋났다”고 말했다.

이 후속 파장은 곧바로 정치적 대응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측은 슈퍼팩(Super PAC) ‘Kentucky MAGA’를 구성해 매시 의원을 2026년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밀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Kentucky MAGA는 이달 22~23일 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켄터키주 북부의 공화당 하원의원 토머스 매시를 2026년 5월 예정된 공화당 예비선거(primary)에서 재선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 주 : 슈퍼팩은 후보자와 공식적으로 연계되지 않은 채로 무제한 기부를 받아 독립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조직입니다. 이 조직은 자금을 TV광고 등 캠페인 마케팅에 사용됩니다.

 

매시 의원뿐만 아니라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하원의원이 6월 24일(현지시각), Fox 뉴스 진행자인 마크 레빈(Mark Levin)과 날을 세웠다. 

 

MAGA 진영 내에서도 외교 노선은 입장이 갈린다. 그린 의원은 스티브 배넌(Steve Bannon), 매트 개츠(Matt Gaetz), 터커 칼슨(Tucker Carlson) 등과 ‘America First’ 외교 노선을 공유하며 “외국 전쟁 반대파”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레빈은 트럼프의 이란 폭격을 지지하는 ‘공격파’로 분류된다.

 

그린 의원은 극우 보수 성향 네트워크 OAN의 <Matt Gaetz 쇼>에 출연해 레빈이 “NeverTrumper(결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라며 힐난하고,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란 폭격을 공개 지지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이어 “Fox 뉴스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며 “레빈의 목소리는 귀에 거슬릴 정도로 요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린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직전 캠페인에서 약속한 외교 원칙, 즉 ‘더 이상 외국 전쟁 개입 없다’는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자신이 10학년 때 걸프전, 그 아버지 세대의 베트남 전쟁까지 봐왔지만, 자녀 세대는 집을 살 여유조차 없게 됐다. 참을 만큼 참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레빈은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SNS를 통해 “그린 의원은 ‘무감각한 멍청이(shameless nitwit)’”라며 “이 나라 수천 명의 군인을 죽이고 흉터 남긴 이란 테러 정권의 위협을 모르는 것인가?”라고 강도 높은 비난으로 대응했다.

 

현재 공화당 지도부 내에서는 매시 의원 두둔도 있었는데,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장은 “당 내 동료들과 갈등이 있지만, 그는 ‘사려깊은 사람(thoughtful guy)'”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그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데일리인사이트 이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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