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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정신건강 문제, 과연 '테라피'가 해답일까?

현재 Z세대에게 정신 건강 문제가 만연한 가운데, 테라피라는 접근이 과연 진정한 해답인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작년 발표된 한 연구는 12~27세의 나이로 정의되는 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정신 건강이 더 나쁘고 자신감이 낮으며, 대부분 삶에 대한 불만족도가 더 높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청소년의 33퍼센트만이 자신의 정신 건강이 '우수'(excellent) 또는 '양호'(good)하다고 답했으며, 그 외의 성인 세대의 경우 48퍼센트가 '양호'(good)’하다고 답했다. 마찬가지로 2022년 실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4세의 미국인들은 정신 건강 문제, 효과적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장애,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조사에 따르면, 18~24세 Z세대 청년 중 무려 55퍼센트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기성 세대와 비교할 때 훨씬 높은 수치다. 

 

또한 팬데믹으로 인해 정신 건강 위기를 겪는 청년 세대와 어린이 세대가 급증했다. 

 

 

'나쁜 치료 : 아이들이 자라지 못하는 이유'(Bad Therapy : Why the Kids Aren’t Growing Up)의 저자 아비게일 슈리어(Abigail Shrier)는 최근 Z세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쁜 감정에 집중하게끔 유도된 게 오히려 활기를 잃게 된 이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슈리어는 출간일에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밀레니얼 세대(1981년생부터 1996년생까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그들은 마크 저커버그(메타 최고경영자)가 속한 세대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들은 책임지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않고, 오히려 책임지는 걸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또한 슈리어는 테라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감정 조절을 위한 대처 기술을 배운 청소년들이 슬픔에 더 빠져 있고 불안해 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그녀는 "그 이유는 나쁜 감정을 자주 되새기면 오히려 기분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인류 역사의 놀라운 이야기는, 고통스럽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회복탄력성이다. 사람들은 고통을 극복한다. 그리고 고통을 극복한 사람들은 해당 정신 질환으로 더 이상 시달리지 않는다." 

 

냉정하게 말하면 Z세대의 불안 중 일부가 미래에 대한 경제적 우려와 같은 현실적인 이유인 가운데, 이런 외부적인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테라피가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인플레이션은 급등한 반면 임금 상승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집값은 계속 상승해 많은 지역에서 사회 초년생이 감당할 수 없는 임대료가 책정됐으며, 자리를 잡은 청년들마저도 내 집 마련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다. Z세대는 부모, 조부모 세대와 비교하면서 자신들도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2022년에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 직장인 중 37퍼센트만이 미국 국민 대부분에게 경제적 기회 (경제적 자립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Z세대의 강력한 경제 비관론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었다. Z세대 직장인의 약 26퍼센트는 자신의 급여가 삶의 질을 충분히 보장해주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기성세대 직장인의 경우 20퍼센트인 점을 고려할 때 높은 수치인 것을 알 수 있다. Z세대 근로자의 무려 77퍼센트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기성세대 근로자의 두 배에 가까운 비율이다. 

 

이러한 경제 비관론에 맞물려서 Z세대가 의회, 뉴스, 대통령, 경찰, 대형 기술 기업 등 정치 및 사회 기관에 대해서도 불신하는 경향이 있음을 작년 갤럽 조사가 밝혔다. Z세대 대다수가 신뢰하는 기관은 '과학'과 관련된 기관이 유일하다. 

 

이러한 불신은 20대 초반에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것으로 보이며, 아직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12~18세에 해당하는 Z세대는 18세 이상인 Z세대보다 사회 기관에 대해 더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이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새로운 성인 세대의 동기부여 부족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동시에 투렛 증후군, ADHD, 자폐증, 불안, 우울증 등 다양한 정신 질환이 SNS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진단하고 자신과 같은 증상을 겪는 것 같은 사람들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찾으려 하고 있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실제로 이러한 증상을 가지고 있겠지만, 비평가들은 스스로를 과잉 진단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좀 더 옛날 방식의 엄한 사랑(상대를 아끼고 생각해서 오히려 엄하게 행동하는 것, tough love)과 SNS 디톡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 Z세대는 직장에서  가면 증후군(업무에서 달성한 성과와 관련하여 자신을 의심하는 것)을 겪을 가능성이 적고,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기만 한다면 더 낙관적이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Z세대는 여전히 SNS 커뮤니티를 통한 운동으로 이 상황을 다루고 싶어하지만, 이들에게 사실 극도로 중요한 것은 더 높은 초봉과 근무 일정의 유연성과 같은 특정사항들이다. 

 

Z세대는 전 세계 77억 인구 중 약 32퍼센트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세대다. 이들은 바로 앞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보다도 많으며, 베이비붐 세대(1946년생부터 1964년생까지)보다도 그 규모가 크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없을 수 있겠지만, Z세대의 성공 여부는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데일리인사이트 김현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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