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 독립역사공원에 가면 공원 한복판에 언제나 길게 늘어선 관람객들의 줄을 볼 수 있다. 옆에 위치한 독립기념관(미국의 독립선언문과 헌법이 서명된 건물)보다 훨씬 더 긴 줄이다. 바로 공원 중간에 전시된 자유의 종(Liberty Bell)을 가까이서 보기 위한 행렬이다. 매년 75만 명 정도의 관람객이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는 데 비해, 이 18세기 유물은 매년 2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이 종의 전면에는 뚜렷한 균열이 보이고 종의 머리둘레에는 “Proclaim LIBERTY Throughout all the Land unto all Inhabitants Thereof. Lev. XXV. v X”(이 땅 모든 거민에게 자유를 선포하라, 레 25:10)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유의 상징’으로 알려진 이 자유의 종에는 놀라운 역사와 우리에게 주는 큰 함의가 숨겨져 있다. 자유의 종(Liberty Bell) 이야기 우선 자유의 종을 둘러싼 전설과 역사적 사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설에 의하면 자유의 종은 1776년 7월 4일 독립선언문이 최종 승인됨과 동시에 크게 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대륙회의가 열
미국의 50개 모든 주는 미국인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애칭을 각각 가지고 있다. 이 애칭은 각 주의 차량번호판에 어김없이 적혀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뉴욕 주는 1785년에 조지 워싱턴이 “제국의 왕좌(Seat of an Empire)”라고 불렀던 것이 유래가 돼서 ‘Empire State’라는 별칭을 가지게 되었고, 델라웨어 주는 1787년 가장 먼저 미국 헌법을 비준했다는 이유로 ‘First State’라고 불린다. 코네티컷 주의 별칭은 ‘Constitution State(헌법 주)’이다. 왜일까? “17세기 가장 위대한 미국의 설교가”라고 불린 토마스 후커(Thomas Hooker) 목사는, 영국에서 망명해 미국 매사추세츠에 정착한 초기 청교도 지도자들 중에서도 매우 개혁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당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와 선거권을 주어야 한다고 믿었고, 이런 ‘위험한’ 생각 때문에 동료 청교도 지도자들로부터 마저 배척받게 된다. 후커 목사는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기 위해 1636년, 약 100여 명 정도 되는 자신의 교인들을 데리고 하트퍼드(Hartford)로 이주하고 그곳에서 코네티컷 식민주를 개척한다. 2년 후인 1638년, 그는 코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자해하며 한껏 도덕적 우월감을 뽐내는 소위 ‘깨시민’들은 사실 이 나라가 자유민주 대한민국이 아니라 사회주의 인민민주공화국이 되었어야 한다는 주사파 x86 운동권들의 준동에 선동당한, 레닌이 말했던 ‘참 쓸모 있는 바보들’이다. 그런데 이 바보들이 미국에도 있다. 바로 몇년 전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재점화된 BLM운동과 이에 동조하는 소위 ‘woke’들이다. 이들은 2019년 뉴욕타임스의 한 논설위원이 ‘1619프로젝트’라는 제하에 쓴 시리즈물을 통해서 ‘의식화’되었는데,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류 언론은 물론이고, ‘빅텍’(Big Tech, SNS와 검색엔진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고 주도하는 구글, 페이스북 등 IT 대기업)으로 통칭되는 대다수의 여론조성 플랫폼이 미국의 뿌리를 지워보려는 이 자해소동에 동참했다. 심지어 유튜브의 트위터 공식계정은 이듬해 추수감사절에 “Thanksgiving” 대신 “Unthanksgiving Day”를 기념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폭력적 ‘취소문화(cancel culture)’와 수정주의적 역사왜곡을 등에 업고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2021년 정권을 잡았다. 1619프
토마스 페인(Thomas Paine, 1737~1809)은 미국 독립혁명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1776년 쓴 팸플릿 <상식>(Common Sense)은 순식간에 미국 전역에 퍼져 미국인들의 마음을 뜨겁게 했고, 당시 일부 엘리트들에게 국한되었던 독립의 움직임을 전 미국 시민의 대중운동으로 번지게 했다. 미국의 2대 대통령 존 아담스(John Adams)는 “페인의 펜이 없었다면 워싱턴의 칼은 무용지물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흥미로운 것은 페인이 이후 프랑스에 건너가 1789년부터 시작된 프랑스혁명에도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이다. 유럽에서 그는, 훗날 ‘보수주의의 아버지’로 회자된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의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에 전면 반박하는 <인권>(Rights of Man)을 펴내면서 영국과 프랑스의 급진주의 혁명가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그리고 인본주의 이신론사상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성의 시대>(Age of Reason)를 써내기도 한다. 그러나 종종 간과되고 있는 분명한 사실은, 페인이 미국에서 <상식>을 펴냈을 때부터 프랑스에서
앞선 칼럼에서 알아보았듯이, 1776년 7월 4일 미국인들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선언을 발표한 직후 꾸려진 ‘3인 국장위원회’는 히브리인들이 모세의 인도를 따라 ‘탈애굽’하여 홍해를 건너는 모습을 미국 국장의 문양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세차례의 ‘국장위원회’를 거쳐 6년 후인 1782년, 성경에서 출애굽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최종안으로 제출하고 채택했다. 그런데 해당 칼럼에서 다루지 못했던 또 다른 중요한 미스테리가 있다. 바로 국장 뒷면에 그려진 피라미드와 전시안(all-seeing eye)이다. 미국은 왜 ‘탈애굽’의 상징인 홍해 도하 장면을 국장 앞면에 두면서, 그 뒷면에는 애굽의 대표적인 상징인 피라미드와 심지어 ‘호루스의 눈’을 연상시키는 전시안을 그려 넣었을까. 미국 1달러 지폐 뒷면에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는 문구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나란히 그려져 있기도 한 이 미국 국장의 양면은 사실 상당히 모순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극심한 노역으로부터 자유를 찾아 홍해를 건넌 히브리인들에게 그들이 강제노역에 시달린 피라미드는 다시는 쳐다보고 싶지 않았을 상징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피라미드 하단에 적힌 라틴어 문구 Novus O
성조기를 제외하고 미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을 꼽으라면 그것은 독수리다. 실제로 흰머리독수리가 새겨진 미국의 국장(Great Seal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은 성조기와 함께 미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유일하게 국법에 규정되어 있다. 이 미국의 독수리 문양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미국의 국부들은 독수리가 단지 독립심과 용맹심을 대표하는 동물이라는 이유로 독수리를 나라의 상징으로 선택하게 된 것일까? 혹은 로마제국의 문장을 따라한 것일까? 혹시 그보다 더 깊은 뜻이 숨겨져 있지는 않을까? 사실 1782년 미국의 대륙회의에서 승인된 이 미국의 독수리 문양에는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성경의 세계관이 담겨있다. 국장 초안에는 출애굽이! 1776년 7월 4일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13개 주의 독립선언문이 선포된 바로 그날 오후, 미국의 대륙회의는 곧 건국될 미합중국을 상징하는 국장을 고안할 것을 결정한다. 그리고 독립선언문을 작성했던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과 존 아담스(John Adams), 그리고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으로 구성된 ‘국장위원회’를 조직했다. 이 세 명의 국부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1776년 7월 4일 미국의 국부들은 독립선언문을 발표했다. 2026년 7월 4일은 미국이 이 독립을 선언한지 딱 250주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이미 몇 년 전부터 250주년 기념행사 기획위원회(US Semiquincentennial Commission)를 설치하고 대대적인 국가 행사를 준비중이다. 250여년 전 이날 필라델피아 제2차 대륙회의에서 선포된,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그 창조주가 부여한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와 같은 양도할 수 없는 몇 가지 자연권이 있다”는 “자명한 진리”를 다시금 상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자명한 진리가 곳곳에서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가정부가 이 진리를 위협한다. 독립선언문 다음 문장에서 밝혀지듯이, 국가 정부란 이 명제를 지키기 위해 인류 중에 생겨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미국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시민들도 1776년 7월 4일 미국이 선언한 ‘자유와 독립’의 의미를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독립’은 사실 ‘1776의 자유’와 ‘1789의 자유’로 구분되는 두 갈래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독립선언으
[이 글은 5월 7일 미국 'National Association of Hispanic Pastors (NAHPA)' 회장 카를로스 두란 목사가 ‘The Washington Stand’에 기고한 글이다. 그는 국가 기도의 날을 맞아 미국 전역의 시민들에게 하나님의 지혜와 자비, 그리고 인도하심을 구하며, 유대-기독교적 가치 위에 세워진 미국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기도와 용기를 호소한다.] 국가 기도의 날을 맞아, 미국 전역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지혜와 자비, 그리고 인도하심을 구하기 위해 잠시 멈췄다. 이는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나라인지를 다시 묻는 시간이다. 우리는 신앙으로 형성된 민족이며, 유대-기독교적 가치 위에 세워졌고, 하나님 아래 하나로 묶인 공동체다. 우리의 힘은 군사력이나 경제적 성취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우리는 오랜 세월 하나님의 섭리와 보호하심에 의지해 온 나라다. 이 나라의 시작부터 신앙은 중심에 있었다. 청교도들은 하나님을 자유롭게 예배하기 위해 이 땅에 왔고, 1775년 독립의 기로에서 대륙회의는 금식과 기도의 날을 선포했다. 1789년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전능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고 그분의 보호
(미국 보수 가톨릭 잡지 The First Things 에 올라온 R. R. Reno 의 글이다. 지난 2월 루비오 국무장관이 유럽을 방문했을 때 한 연설 내용을 요약했다.) 최근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는 뮌헨 안보 회의에서 연설을 했다. 작년 미국 부통령 J.D. 벤스는 냉혹한 말로 서구문명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알렸다. 반면 이번 루비오의 연설은 보다 유럽인들에게 호소하는 내용이었고, 서구의 우정을 알리는 연설이었다. 그러나 그 실체는 작년의 연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밴스와 루비오는 트럼프 행정부가 서구문명이 문명적 침체기를 겪고 있음을 확신한다는 사실을 말했다. 지금 우리가 공유하는 서구의 유산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루비오는 뮌헨에 모인 유럽인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냉전 이후 수십 년간 잘못된 실수를 많이 저질렀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국가적 글로벌 체제를 상상했던 역사의 종말적 사고방식은 실패했다. 경제적인 세계화의 시도들은 결국 서구를 탈산업화시켜 군사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었다. 세계화가 가져온 번영은 평범한 시민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엘리트들에게 혜택을 주었다. 세계화의 정치적 요소들은
[이 글은 2026년 4월 16일 팀 에콜스가 미국 기독교 보수 싱크탱크 Family Research Council 에서 운영하는 오피니언 사이트 The Washington Stand에 기고한 글이다. 그는 러셀 커크의 보수주의 10대 원칙을 바탕으로 '보수주의'의 본래 의미를 재정의하고, 오늘날 정치에서 이 개념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https://washingtonstand.com/article/what-does-it-mean-to-be-conservative .] 팀 에콜스 (Tim Echols) 2026년 4월 16일 또 한 번의 예비선거 시즌이 달아오르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화려한 수사를 뚫고 후보자의 실체를 평가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방법은 개인적 의견을 넘어서는 기준을 갖는 것이다. 복음주의자들에게 널리 통용되는 기준 중 하나가 바로 ‘보수주의자’라는 단어다. Family Research Council (FRC)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SAGECons’(Spiritually Active, Governance Engaged Conservatives)를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서는 글 말미에서 다시 다루겠다. 202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