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 美 보수 진영에서 폭넓은 지지 얻어

  • 등록 2026.03.13 13: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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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콜드웰(George Caldwell) 미 헤리티지 재단 칼럼 소개

조지 콜드웰(George Caldwell)은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객원 연구기자(Journalism Fellow)로,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과 보수 진영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하는 칼럼을 주로 쓴다. 아래 글은 그의 칼럼을 옮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국가안보전략(NSS), 보수 진영에서 폭넓은 지지 얻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이하 NSS)이 미국 보수 진영 전반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금요일 새 NSS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행정부가 세계 각 지역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사안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정리한 33쪽 분량의 정책 문서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 문서를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세계적 역할을 어떻게 재구성하려 하는지를 압축해 보여주는 일종의 결정판으로 평가한다. 

 

새 전략은 미국의 지역별 우선순위를 새롭게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서반구(미주 대륙)에서 지배적 위치를 확보하고, 아프리카에서는 대외 원조와 정치・이념적 영향력 확대 전략에서 한발 물러서며, 유럽에서는 평화 및 사회・경제적 활력을 회복하고, 국제무대에서 미국을 중국 앞에서 위축시켜 온 대중(對中) 정책 기조를 걷어내겠다는 방향이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에릭 슈미트(공화당, 미주리주) 의원은 데일리시그널에 이번 전략이 "과거의 잘못된 전략에서 벗어나는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밝혔다.

 

슈미트 의원은 데일리시그널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전략은 우선순위를 제대로 바로잡았다"며, "국경 불안, 카르텔의 폭력 사태, 외국 세력의 침투가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서반구에서의 미국 리더십을 다시 세우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부족했던 강력함과 명료함으로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이 인권을 명분으로 개입 정책을 펼쳐오던 기조를 더는 유지하지 않게 된 점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크리스 반 홀런(민주당, 메릴랜드주) 의원은 X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전략이 "전 세계 자유와 인권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미국의 원칙을 버리고, 유럽 동맹국들에게는 훈계하듯 대하면서 정작 권위주의 지도자들과는 가까이 지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마크 켈리(민주당, 애리조나주) 의원 역시 이번 전략이 "전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우리의 국가안보를 훼손할 것"이라는 의견을 X에 밝혔다.

 

이에 대해 슈미트 의원은 새 국가안보전략이 "미국의 국익을 분명히 규정하고, 군사력과 자원을 그 목적에 맞게 재배치하는 전략"이라며,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세계 질서를 다시 짤 수 있다는 환상을 거부하는 전략"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뒤이어 "이번 전략은 정부의 첫 번째 의무가 바로 미국 국민을 지키는 것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라며, "국경을 지키고, 산업과 군사력을 재건하고 평화에 이르는 길은 국가적 힘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직 국방부 선임고문을 지낸 댄 콜드웰도 이번 전략이 냉전 이후 유지돼 온 초당적 외교정책 기조와 결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전략은 냉전 이후 형성된 실패한 초당적 외교정책 합의와의 진정한 결별"이라며, "그 합의는 미국을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몰아넣고, 동맹국들의 무임승차를 사실상 용인해왔다"는 의견을 밝혔다.

 

마이크 리(공화당, 유타주) 상원의원도 데일리시그널에 보낸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의 반구를 방치해 미국에 손해를 끼쳤다. 이제 우리는 마약 테러조직과 카르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NSS는 우리 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을 되찾고, 미국인을 더 안전하고 번영하게 만들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이 전략 문서는 여러 면에서 미국이 주변 지역에서 사실상 패권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19세기적 발상을 되살리는 흐름을 보여준다. 전략 문서는 "트럼프식 먼로주의(Trump corollary to the Monroe Doctrine)"를 언급하며, 인접 국가들이 미국과 협력해 범죄 세력에 대응하고, 외국 세력의 핵심 자산소유 및 침투를 막으며, 미국의 전략적 지역 접근권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 국가안보센터장 롭 그린웨이는 데일리시그널에 보낸 성명에서 이 문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적인 임기를 설명해주는 시의적 맥락을 제공하고, 앞으로 나라를 이끌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문서"라고 평가했다.

 

중동의 전략적 위상 축소

백악관은 중동이 오랫동안 미국 군사력이 가장 많이 투입된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만큼 전략적 중요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NSS는 "중동에서는 여전히 갈등이 가장 큰 문제 요인이지만, 오늘날 이 문제는 언론 헤드라인이 주는 인상만큼 심각하지는 않다"고 서술한다.

 

문서는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 억제, 최근 체결된 하마스와의 휴전이 중동 지역의 새로운 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서술한다. 이어 "장기 전략 수립이든 일상적 외교 집행이든, 중동이 미국 외교정책을 사실상 지배하던 시대는 다행히 이제 끝났다"며, "이는 중동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과거처럼 지속적인 골칫거리이자 임박한 재앙의 잠재적 원천으로만 남아 있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미국 보수 매체 '아메리칸 컨서버티브(The American Conservative)'의 편집 책임자인 커트 밀스는 미국의 지역별 우선순위에 대해 글을 자주 써왔으며, 미국이 자금과 병력을 투입해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이 오히려 미국에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번 문서가 국가 재건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점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전략: 충돌 회피와 관계 재조정

문서에서 가장 긴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략이다. 이 부분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결함이 있지만, 여전히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관계로 본다고 적고 있다. 전략 문서는 중국산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지식재산권 도난에 대응하며,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찾는 방식으로 미・중 경제 관계를 재조정할 것을 제안한다. 또 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고 대만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군사 충돌을 억제하고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커트 밀스는 이 전략의 대중 기조가 예상보다 덜 강경하다고 평가한다. 문서는 중국과의 교역 관계에서 전면적 교역 중단이 아니라 '균형 잡힌 무역'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밀스는 이에 대해 "이 전략을 보면, 이 행정부가 가까운 시일 안에 중국과 장기적인 실질적 물리적 충돌(Kinetic War)이나 장기적 무역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유럽・아프리카에 대한 새 접근

앞서 '부활한 먼로주의'를 제시한 데 더해, 전략 문서는 아프리카와 유럽에서의 미국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서는 미국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원조 중심에서 무역과 투자 중심의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서술한다. 백악관은 자유주의 이념을 확산하는 것보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잠재된 경제력을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미국 우선(America First)' 아프리카 전략을 제안한다. 

 

유럽 부분에서 NSS는 유럽 대륙의 분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열과 정치적 반대세력 탄압, 출산율 붕괴, 민족적 정체성과 자존감 상실을 우려한다. 문서는 "우리는 유럽이 유럽으로 남길 원한다. 유럽이 자신의 문명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고, 규제로 숨통을 조이는 데 집착해 온 실패한 접근을 버리길 바란다"고 서술했다. 

 

백악관이 유럽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정책 과제는 유럽 내부에서의 안정을 회복하고, 러시아와의 전략적 안정성을 되찾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 과제를 꾸준히 추진해왔다고 문서는 설명한다.

 

전 세계적 우선순위 재조정?

분명한 점은 트럼프 정부가 미국이 전 세계 어디에나 동시에 개입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미국의 국가안보에 있어 더 중요한 지역과 덜 중요한 지역이 분명히 나뉜다고 보는 것이다.

 

헤리티지 재단 국가안보센터장인 롭 그린웨이는 이번 전략의 우선순위 재조정에 대해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맞추기 위해서는, 인력을 포함한 자원들을 서반구와 어쩌면 아시아까지 옮기는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밀스는 독자들에게 정책 문서보다 정부의 실제 행보를 더 주의깊게 보라고 조언한다. 그는 "이 문서는 매우 흥미로우며, 나쁜 NSS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이걸 '트럼프대통령의 마그나 카르타'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장점을 가진 사람이지만, 정책 문서를 꼼꼼히 작성하고 읽고, 세부사항까지 그대로 지키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데일리인사이트 최정윤 기자 |

최정윤 기자 jychoi09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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